인허가권 자율화…민간기업 경쟁력 키워야

◆ 내수 살리기 15題 ④ 안전산업 키우자 / 어떻게 실현 ◆

전문가들은 소방 분야에 편중된 안전 산업을 재편하고 정부가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많은 부분에 대해 시장기능이 작동하도록 자율화함으로써 민간 기업을 키워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난관리 전문가인 최상옥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사실상 모든 부처가 안전관련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를 정리하지 않고 육성한다고 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안전 산업 진흥을 위해 부처 간 업무 분장 조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상만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안전 대응에 '예방→대비→대응→복구' 단계가 있는데 그동안 당국은 대부분의 예산을 대응과 복구에 쏟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예방과 대비에 자원을 투자하는 일본 같은 모델을 채택한다면 산업은 자연스럽게 성장할 것"이라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최재욱 고려대 교수는 "민간에서 신기술 적용한 벽돌을 쓰려 해도 정부에서 나와 가로 몇 ㎝에 세로 몇 ㎝인지 따지면서 못 쓰게 하는 실정"이라고 꼬집었다. 최 교수는 "감독 당국이 하나하나 체크하려고 하지 말고, 일단 모든 것을 허용하되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이 도산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처벌을 가하는 방식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규제 방식을 개선하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해 관련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사태 구조 장치 개발에 나서고 있는 김용성 강원대 교수는 "인명을 살리는 데 필요한 장비나 도구를 개발하는 단계에서 정부 지원이 많이 부족하다"며 "공익 차원에서 개발을 독려하고 투자를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현철 초당대 군사학 교수는 "안전산업 관련 논의가 지나치게 소방 쪽에 편중됐다"며 "정부 조직 내에서 컨트롤타워로 자연재난, 건설안전, 산업안전 등에 대해 역할을 제대로 해 줘야 산업 육성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