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목적 저수지는 자연재해 예방의 첩경

강원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김용성 교수

  무, 배추 값이 작년보다 두 배가량 상승하여 주부들이 울상이다. 배추 값이 폭등한 이유 중 하나는 올해의 봄 가뭄과 여름철 태풍 등 기상에 의한 영향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올 한해 기상은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탔다. 올 5∼6월은 기상 관측이래 최악의 봄 가뭄이라 불릴 만큼 극심했다. 그런가 하면 7월부터는 제7호 태풍 ‘카눈’을 시작으로 총 네 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상륙하였다. 태풍 네 개가 연달아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은 태풍 기상관측 기록이 남아있는 1904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이러한 롤러코스터 기상에 대하여 전문가들은 올해만 국한되어 발생된 현상이 아니고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강하게 발생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간의 힘으로 이러한 자연현상 발생을 막을 수는 없지만 그 피해는 줄여 나갈 수 있다. 올해 태풍 피해는 과거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결과가 있다. 이는 방재대책이 과거에 비해 강화되었고, 방재 인프라 구축이 궤도에 올라 어느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농업분야에서 가뭄과 태풍에 의한 피해를 감소시키기 위한 문제의 핵심은 체계적인 물 관리다. 가뭄을 막기 위해서는 수자원의 확보가 중요하며 홍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물 관리 기술의 선진화가 필요하다. 물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새로이 저수지를 만들기에는 많은 시간과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문제의 대안이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이다. 저수지의 둑을 높여 추가적인 수자원을 확보하고 시설보강으로 재해방지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실례로 원주 소재 반계저수지와 궁촌저수지의 경우 올 봄 가뭄 때 저수지 둑 높이기 사업으로 충분한 수자원을 확보하여 용수공급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가뭄 후 연속으로 강타한 태풍에도 비상수문을 통한 사전방류로 농경지 침수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저수지의 둑을 높여 가뭄에도 견뎌 낼 수 있는 수자원을 확보하고 시설 보강으로 이상기후에 대비한 홍수 조절기능까지 갖추게 된 것이다.

  앞으로의 저수지는 다목적 역할이 필요하다. 지금까지의 저수지는 농업생산기반시설로써 농업용수공급이 주목적이었으나 이제는 저수지가 용수공급 이외에 홍수조절 등 재해방지 기능, 지역민들의 휴식 공간 제공 등 복합 다원적 기능을 갖추어야 한다. 태풍과 가뭄 등 재난 현상은 지속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그로인한 피해는 체계적인 물 관리로 줄여 나갈 수 있다. 그 시발점이 바로 다목적 저수지인 것이다.